2019-07-29

새벽 갬성으로 골든아워를 읽는다.

크레마 루나로 책을 보고 있는데,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하는 나로서는 누운 자세에서

고개만 벽에 기댄 채로 읽기와 블로그 작성을 동시에 하는 이 간편함에 무언인가 모를 통제력을 느낀다.

6개월마다 거처를 옮기고 있는 나는,,, 이제 또 6개월이란 시점에서 또 거처를 옮길 상황이 왔다.

이제는 정착이겠지 하면, 자꾸만 옮겨 다니는 이 꼴이,, 아주 웃기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의 잠깐의 통제력에도 감탄을 하게 된다.

 

 

오늘 읽고 있는 부분은,

아주대학교가 중증외상센터 사업에서 탈락한 부분이다.

 

[ ] - 책에서 발췌한 부분

 

[나와는 본질적으로 바라보는 방향이 달랐다. 방향은 달라도 갈 길은 다르지 않은데 그는 그조차도 모르는 것 같았다]

[충원이 되어야 현재의 외상센터가 존속될 수 있고, 외상센터가 존속되어야 그다음을 기약할 수 있다. 그러나 방도를 내놓아도 방도로 듣지 않았으므로 나는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답답함....

 

[-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는 겁니다.

목마른 사람. 두 마디의 말이 불러오는 바람이 씁쓸했다. 나는 내 목마름의 근원을 알지 못했다. 내가 왜 이런 기갈과 허기를 느껴야 하는지 알 길이 없었다. 앞으로도 얼마나 더 목말라해야 ㅎ는 지, 중증외상센터 사업을 받아 진행하는 것이 내 목마름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인지도 확신할 수 없었다. '제대로 된 중증외상센터'는 환영과도 같아서 차라리 그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는 것이 이 갈증을 해소하는 길인지도 몰랐다.]

 

왜 전처럼 노력하지 않아? 하는 친구의 말에 했던 나의 대답이 기억난다.

예전에, 유대인 학살이 일어날 때, 나치가 유대인들을 무기력하게 하기 위해 했던 행동이 있어.

굴을 파게 한 다음에, 다시 묻어버리고, 파게 하고, 다음 날 보면 다시 묻어있게 하는 거지,

그러면 사람은 무기력을 느끼게 되고 행동을 하지 않게 돼.

 

안다, 제삼자가 되어보면, 이 시점에서 다시금 움직이고 파야한다는 것을.

그런데 어느 순간, 이 문제를 잡고 있는 것은 '나'이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

지금 내가 하는 이 노력이 다 무슨 소용 인가 하며 노력을 하기 어렵게 되었다.

그렇지만, 그 자리를 떠나고 있지 못하는 나를 보면서, 이 목마름을 해결하는 방법이 그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는 것이 아닌가, 이게 하늘의 뜻인가, 나의 욕심에 대한 하늘의 처벌인가 하는 생각을 했던 시기가 떠오른다.

 

그리고, 이건 자연스러운 감정이다는 것을 느끼며 오늘을 마감하고 마저 읽다가 잠에 들어야겠다.